어린왕자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세운 말이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아이들과 책 읽기를 한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기대를 했다. 1년 쯤이면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꺼내서 읽고 한글을 읽을 것이라고...
하지만 아니였다.
나의 욕심이였던 것일까.. 1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똑같았다.
아직도 아이들은 천방지축이고 책을 읽자고 해야 책을 가져오고 항상 나보고 읽어 달라고 말한다.
어느 순간 나는 지쳐있었다.
아웃풋... 아웃풋이 내 눈에 보이지 않아 좌절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처음 시작 할 때 길게 보자고 시작했지만 막상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없기에 스스로 실망한 거 같았다.
그리고 내려놨다... 이제 엄마 책 못읽어 주겠어.
대략 이주일을 책을 읽지 않고 내려놨다.
아이들이 며칠은 아무일도 없다는 듯 하다가 책을 읽어주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 아빠에게 간다. 아빠에게 읽어 달라고 한다.
아빠는 성심성의껏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렇게 이주간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완벽하게 한글을 읽지는 못하지만 단어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보인다고 말해준다. 뜻도 모르고 그저 읽는 것이 아니라 뜻을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신랑은 말했다. 길게 보자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 전교 1~2등을 한 신랑은 어릴 때 잘하는 것보다는 중고등학교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는 것이라고 나를 다독인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까지는 체력을 더 길러주자고... 자신이 무엇인가를 할 때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자고 말한다.
그래...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당장의 아웃풋이 아니라 아이와의 관계에 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책을 스스로 읽거나 한글을 완벽하게 읽어 나가지는 못하지만 아이들과의 소통은 늘었다.
무슨일이든 먼저 이야기해주고 사실대로 말해준다. 그리고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먼저 죄송하다고 말도 한다.
어제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화가 났지만 먼저 다그치지 않았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차분히 물었더니 다행히 숨기지 않고 사실 그대로 말해준다.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스스로 깨닫고 앞으론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랬더니 어제 집에서 짜증부리던 동생도 가만히 생각을 하더니 말한다. 어제 짜증부려서 죄송하다고 말한다.
그래.. 엄마 더 기다릴께.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에만 엄마가 집착했나봐. 미안해 아들들...
1년동안 너희들과의 관계가 더 좋아진 것은 눈에 보이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였는데...
다시금 마음속에 되새긴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