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
<태어난 게 범죄(Born a crime)>
첫 장을 넘기면 이런 말이 나온다
“내 첫번째 팬이었던 엄마에게. 저를 남자로 만들어 줘서 고마워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말이 엄청 나게 와닿는다.
트레버 노아는 현재 미국에서 활동중인 남아프리카 출신 코미디언이다. 그 흔한 섹드립이나 폭력적인 단어 및 주제를 활용하지 않고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그 원천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었다. 그가 20대 초반까지 겪었던 일들을 책에 담담하게 풀어내는데 너무 웃기고 너무 슬퍼서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했다.
나랑 나이가 비슷한데 세상에서 겪을 일을 이미 20대 초반에거의 다 겪은 듯 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정말 단단하게 자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안에서 태어난 트레버는 태어나는 순간 범죄였다. 원주민과 백인들이 섞일 수 없는 환경에서 트레버의 엄마는 온전히 자신의 편을 만들기 위해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멋진 남자로 키워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도 인종차별이 법으로 금지되어있지만 일상다반사처럼 일어나고 있다.
내가 2008년 미국에 있을 당시 오바마가 대통령이 당선된 다음날 수업시간에 작은 싸움이 일어났다.
바로 백인과 흑인들의 싸움이였다.
교수가 백인우월주의자였는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말도 안된다고 운을 띄었고 그 말을 들은 흑인학생들은 일어났다. 그리고 백인교수와 말싸움이 시작됐다.
정말 충격적이였다. 어떻게 이 시기에 저런 발언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나름 사람들이 모두 가고싶은 나라 미국에서 저런일이 수업중에 일어난 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법으로는 금지되어있으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차별... 한국도 마찬가지다. 인종차별을 포함해서 그저 나와 다르면 바로 차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우리 상황과 똑같아서 놀랐고 너무나도 씁쓸했지만 또 다른 희망을 봤다.
트레버의 엄마는 그 거지같은 상황에서도 그 희망을 봤고 트레버는 엄마의 소신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엄마는 내가 갈 수 있는 곳과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란 없다는 듯 나를 키웠다. 되돌아보면 엄마는 나를 백인 아이처럼 키운 것 같다. 백인 문화에 따라 키웠다는게 아니라, 세상이 내것이 될 수 있다고 믿게 했고, 내가 나 자신을 변호해야하고, 내 의사와 결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심어 줬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꿈을 쫓으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꿈꿀 수 있다. 그리고 상상력은 자신의 출신에 따라 제한을 받게 된다. 소웨토에서 자랄 때 우리의 꿈은 집에 방 한칸을 더 늘리는 것이었다. 이왕이면 진입로도, 또 언젠가는 진입로 끝에 철제 대문을 세울 수 있길 바랐다. 그게 우리가 아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성의 최상층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세계를 넘어선다. 엄마는 그 가능성을 내게 보여 주었다. 내가 엄마의 삶에서 항상 놀라워했던 점은, 누구도 그녀에게 가능성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엄마를 선택하지 않았다. 엄마 홀로 해냈다. 엄마는 순전히 의지의 힘으로만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Page 114~115
나 역시 이런 멋진 엄마가 되리라 마음을 먹는다. 언어, 주변환경, 교육, 돈, 믿음 그리고 가족의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
그리고 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2021년 첫 목표를 잡았다.
원서 읽기. 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원서를 주문했다. 그리고 시작한다. 매일 두 챕터씩 읽기로... ^^
해보자. 내 가능성은 내가 스스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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